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멧돼지, 고라니, 두더지 등 유해야생동물이 먹이를 찾아 민가나 경작지에 출몰하는 사례가 잦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주민 B씨는 "최근 차를 몰고 성주중 앞을 지나던 중 갑자기 고라니 두 마리가 옆에 참외 비닐하우스에서 도로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깜짝 놀라 급정거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성주군 성주읍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봄 들짐승이 참외밭의 비닐을 다 찢어서 골치 아팠는데 얼마 전에는 겨우내 먹을 배추도 뭉개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성주군 관내 유해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건수는 작년 한 해 41건으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현재까지 40건에 달한다.

지역특성상 참외농가의 피해사례가 가장 많았으며 여름 이후에는 벼, 복숭아, 사과 등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고 고구마, 땅콩, 팥을 포함한 밭작물 피해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성주군청 환경과 관계자는 "지난 3년 간의 자료를 살펴보면 읍·면별로는 매년 선남면이 많았으나 올해는 용암면 참외밭에서만 9건의 사례가 접수될 정도로 피해가 집중됐다"며 "유해야생동물피해방지단이 현장에 출동해 포획에 나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피해규모가 작으면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실제 피해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야생동물 침입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상황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한 후 각 읍·면사무소에 신고하면 된다.

이후 담당자의 현장실사 등을 거쳐 경북도의 농작물 소득단가 기준과 피해면적, 생육단계, 타 작물 대체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실질적인 보상액이 산정된다.

매년 지자체는 유해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인명피해를 예방코자 농가를 대상으로 전기·철선울타리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지면적이 995㎡(약 300평) 이상인 농가에 한해 울타리 설치비용의 최대 60%(농가당 500만원 이하)를 지원한다.

올해는 총 56명이 신청한 가운데 40명이 설치비 일부를 지원받았다.

한편, 경북도는 멧돼지, 뱀, 벌, 독수리, 올빼미 등 야생동물로부터 신체적 피해를 입은 지역민에게 최대 100만원의 치료비와 사망 시 위로금 5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인명피해를 입은 경우 사고일로부터 3년 이내 군청 환경과를 포함한 각 지자체의 야생동물 담당부서 또는 읍·면사무소를 통해 피해보상 신청서 및 사고 경위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다만, 수렵을 포함한 포획활동 중 다치거나 입산금지구역에 무단으로 들어간 경우, 로드킬 등 직접적인 신체상의 피해가 아닐 시에는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