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윤 화 △경남 합천 출생(만 67세) △대구중앙초·심인중·경북고·경북대 사범대 역사 전공 △아내와 1남1녀 △원화여고·성주고·효성여중·대건중 등 근무 △제2회 생생문화제 전통판화공모전 최우수상(2014), 삼국유사 목판사업 참여단체 선정(2015), 대구서예협회 초대작가(2018)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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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으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의 목판문화는 전세계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 자리 잡은 조윤화 씨는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목판작품을 통해 한글의 멋을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지역에 귀촌한 후 가야산을 벗 삼아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의 작품세계로 빠져본다.
▣ 본인에 대한 소개 및 어떤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지?
30년간 중등교사로 재직하다가 2013년 2월에 명예퇴직했다. 1985년에 잠깐 성주농고(현 성주고)에 몸담기도 했다. 경북 성주군 수륜면 송계리 송라마을로 귀촌한지는 4년차에 접어들었다. 가야산의 푸른 산자락과 송내저수지를 바라보며 좋은 글과 그림을 목판에 새기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목판작업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17년 전 서각을 먼저 시작했는데 전국에 서각하는 사람이 많음을 알고 차별화된 작업의 필요성을 느껴 약 10년 전부터 목판작업에 몰두하게 됐다. 옛 목판을 복원하는 개념보다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문자인 한글을 캘리그라피 등으로 디자인화해서 목판으로 표현해 대중에게 널리 전파코자 한다.
▣ 목판의 매력은 무엇인가?
고려의 팔만대장경이 우리나라의 목판인쇄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산이다.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목판문화는 규모와 기술에 있어 월등하고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한 글자 한 글자 칼로 새길 때 손으로 전달되는 미세한 떨림이 정신을 집중케 한다. 원형 복원도 의미 있지만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글과 그림을 목판으로 표현하는 작업이 매력적이다. 더구나 완성된 작품은 예술성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가벼워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선물하기 용이하다.
▣ 본인만의 특별한 표현기법은?
크기가 작은 단면 칼을 사용해 세밀하게 표현한다. 자연이나 인물의 섬세한 부분을 묘사할 때 유용하다. 시간과 인내심이 많이 요구되지만 완성된 작품에서 느껴지는 깊이는 남다르다. 또한, 나무의 자연스러운 결을 살려 독창적이고 생동감 있는 작품을 완성한다.
▣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는 편인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 그림 등을 접한다. 맘에 와 닿는 구절을 목판에 새긴다. 몇 년 전부터 시와 수채화, 캘리그라피를 공부하고 있는데 덕분에 작품이 풍부해졌다.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신동엽 시인의 대서사시 '금강'의 마지막 457자에 달하는 부분을 목판으로 표현했다.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글인데 단순한 예술창작을 넘어 역사를 기리고 기억하는 작업이었다. 시에 담긴 감정을 목판에 담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작품을 완성했을 때 느낀 성취감과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주변인 중에는 성주군 가천면 출신 배창환 시인의 '꽃'과 '겨울 가야산'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달 초 수륜중에서 배창환 씨의 시화전이 열린 가운데 목판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 작품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순간은?
지난 2014년 568돌 한글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글멋글씨展'에 참여했다. 세종대왕의 한글사랑을 담은 목판 10점을 만들어 방문객을 대상으로 인쇄체험을 진행했다. 특히 어린이, 외국인 등 목판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놀라움이 큰 영감을 줬다. 한국의 전통예술을 직접 체험하며 느낀 경이로운 감정은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목판을 통해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
▣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가?
한때 파크골프를 즐겼고 수채화와 캘리그라피를 공부하며 작품의 예술성 을 더한다. 요즘은 전자색소폰인 에어로폰 연주에 푹 빠졌다. 에어로폰은 바이올린, 플루트 등 다양한 소리를 쉽게 표현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따금 아내와 함께 악보를 보며 합주를 즐긴다.
▣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개인전을 열어 노익장을 과시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다리에 힘만 있다면 창작목판을 들고 외국에 나가 여러 사람들에게 인쇄 체험의 기회를 주고 싶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한국의 목판예술 및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 10년 후에도 여전히 창작에 대한 열정을 갖고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멈추지 않는 예술가로 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