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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오빠' - 석종출

이수영 기자 입력 2026.05.26 09:42 수정 2026.05.26 09:42

 

↑↑ 석 종 출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이사
ⓒ 성주신문

 

선거철이 되면 말 한마디 표현 하나가 정치적 파장을 낳는다. 최근 논란이 된 '오빠'라는 호칭 역시 그러하다. 특정 상황에서 사용된 이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넘어 일부에서는 아동학대의 문제까지 연결하여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을 감정적 판단이 아닌 사회문화적 맥락과 법적 기준에 비추어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먼저 '오빠'라는 호칭은 한국의 호칭 문화에서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본래는 가족 내에서 여성이 남성 형제를 부르는 말이지만 일상에서는 친근감과 거리의 단축을 표현하는 사회적 호칭으로 널리 확장되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노래자랑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였던 송해는 노소를 불문하고 '오빠'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국민적 친밀감을 형성했다. 이는 상하관계가 아닌 정서적 유대의 상징으로 작용했으며 오히려 공동체적 유희의 일부로 받아들여졌다.
그렇다면 오늘날 문제가 된 '오빠' 호칭은 무엇이 다른가. 핵심은 '관계의 비대칭성'과 '상황의 맥락'에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와 유권자 특히 미성년자와 사이에 발생하는 호칭은 단순한 친근감의 표현을 넘어 영향력 행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공적 권력을 지향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사적 친밀성을 강조하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그것이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이나 오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그러나 아동학대라는 법적 개념으로 비약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현행 법제에서 아동학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에 따라 신체적·정서적 학대, 방임, 착취 등 명확한 요건을 충족해야 성립한다. 단순히 일반적 상황에서의 일회적 호칭 사용을 곧바로 학대로 규정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무리가 있다.

이 논란은 우리 사회의 감수성 변화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허용되던 표현이 오늘날에는 상하관계, 젠더 감수성, 아동 보호의 관점에서 재해석되고 있다. 이는 사회의 진전된 모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든 표현을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경향의 경우 표현의 자유와 일상적 소통이 위축될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호칭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호칭이 사용된 맥락과 의도, 그리고 수용자의 상황'에 있다. 선거운동이라는 공간에서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부적절 가능성을 곧바로 아동학대라는 중대한 범주로 확장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개념의 명확성을 해칠 수 있다.

'오빠'라는 호칭 논란은 시대 변화 속에서 공적 언어 사용의 기준을 다시 묻는 계기일 수는 있다. 다만 이를 아동학대 문제로까지 일반화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감수성의 진전을 존중하되 법적 개념과 사회적 판단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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