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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4월의 김룡사를 찾아 - 여환주

이수영 기자 입력 2026.05.26 09:44 수정 2026.05.26 09:44

 

↑↑ 여 환 주 전 재경성주중고 동문회장
ⓒ 성주신문

 

(사)숲과문화연구회 4월 아름다운 숲 탐방 행사로 문경 김룡사 사찰과 그 주변 사찰림 탐방 및 문경 돌리네 습지, 이어서 문경장수황씨 고택을 보고 왔다(2026.4.18).

이날도 양재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먼저 문경 김룡사 사찰 입구에서 모두 하차하였다.

김룡사는 신라 진평왕 588년 운봉스님이 운봉사라고 하여 창건 1,400여 년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이었으나 조선 후기에 와서 개명을 하고 규모도 축소·개축하였다. 사찰 외곽에 소나무 등은 대웅전을 향해 내려다보는 듯하다고 한다. 또한 비구니들의 수행처인 대성암은 입구에 검붉게 핀 복사꽃과 암자 마당 앞의 커다란 바위를 통해 샘물이 솟아나오는 듯한 음수대는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날 우리는 일주문 앞에서 모여 숲 탐방 부위원장의 붉은 노을이란 홍하문의 설명을 들으며 일주문 오른쪽 기둥의 주련은 '입차문내막존지선(入此門內莫存知鮮)'인데 '이문을 들어서면 알음알이를 하지 마라'는 뜻이다. 또 왼쪽 기둥의 주련은 '무해공기대도성만(無解空器大道成滿)'이다. '텅 빈 마음에는 깨달음이 가득 차 있다'라는 뜻으로 이 구절은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담고 있다. 마음이라는 그릇에서 쓸데없는 지식의 찌꺼기를 덜어낼 때 비로소 우리 삶을 이끄는 커다란 지혜가 차오르게 되니 이 숲과 길을 걸으며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으라는 뜻이라 생각하고 잠시 세상을 잊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한 후 사찰 입구 전나무 숲을 지나 김룡사 사찰과 가까이 있는 대성암 암자를 둘러본 후 맛있는 두부전골과 막걸리 한잔으로 목마름과 배고픔을 달래었다.

점심 후에는 금표 전문가인 (전)숲과문화연구회장 박봉우 교수의 김룡사 금계비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 비의 앞면에는 '김룡사 소유지' 뒷면에는 '향탄봉산사패금계(香炭封山賜牌禁界)'라 쓰여 있어 운달산 일대가 김룡사의 소유로 향탄, 즉 왕실의 제사에 쓸 숯을 공급하기 위한 봉산으로 지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 산림의 훼손이 심하던 시절 해당 산림을 소유하고 있던 김룡사의 입장에서는 봉산으로 지정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싶었을 것이고 국가도 일정한 산림자원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하였다.

지금은 그리 큰 사찰이 아니지만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김룡사는 경북 북부의 본산으로 지정되어 당시 이 절이 관할하던 말사(소속 사찰)는 문경, 예천, 안동, 영주 일대를 아우르며 무려 45~50여 개에 달했다. 또한 김룡사에는 당시 정강원이란 교육시설에서 20~30명의 승려를 교육하였는데 이는 동국대의 전신인 근대식 불교 학교인 명진학교와 대별되는 전통적인 강당(講堂)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킨 최고의 교육기관의 역할이었다.

김룡사의 사찰 이름의 전설로는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죄를 짓고 도망쳐 운달산에 숨었다가 참회하고, 선녀를 만나 아들인 김용을 낳아 살며 부유한 가정을 이루어 동네의 이름도 김룡리, 사찰의 이름도 김룡사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문경 돌리네* 습지로 향하였다. 이곳에는 문경시의 해설사가 있어 이 지역은 개발된 지 오래지 않아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지금도 시설을 보완하고 있다고 하였다. 문경 돌리네 습지는 경북 문경시 산북면 우곡리 굴봉산 정상부에 위치한 산지형 습지로 물이 고이기 힘든 돌리네 지대에 습지가 형성된 매우 희귀한 곳이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사례로서 지형·지질학적 측면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또한 육상, 초원, 습지 생태계가 공존해 좁은 면적임에도 수달, 담비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6종을 비롯해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낙지다리 등 3종을 포함하여 731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이한 지형·지질학적 가치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문경 돌리네 습지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하여 이 습지는 국내 23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2017년 6월15일 환경부고시 제2017-117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494,434㎡이다. 우리는 이날 이곳 습지 전망대에서 돌리네 습지 전 지역을 내려다보는 체험도 하였다.

다음 오늘 마지막으로 경상북도 민속문화재인 문경장수황씨 종택을 찾았다. 이 집에는 16세기 후반 황희 정승의 7대손 황시간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탱자나무가 있는데 독립수로 매우 커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우리가 탱자나무 하면 울타리로만 생각했는데 두 그루가 마치 한 그루인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또 마침 우리를 반기는 듯 흰 꽃이 피어 있어 우리를 더욱 기쁘게 했다. 또한 종택 옆에는 방촌 황희의 영정을 모신 숙청사와 유물을 보관하는 숭모각도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렇게 훌륭한 집에 사람이 살지 않고 빈집으로 있는 게 비단 이 집뿐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많이 있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나는 2년 전 발을 다친 것과 무릎이 좋지 않아 만 1년 만에 숲 탐방에 참여하였는데 이날 역사 공부와 생태 공부도 할 수 있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하루였다. 따라서 이날 수고하여 주신 숲 탐방 위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앞으로 숲 탐방 코스가 험하지 않은 지역은 자주 참여하리라 다짐하여 본다.


*돌리네(Doline): 석회암 지대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용해되어 형성된 접시모양의 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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