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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사랑을 나눠주며 즐거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 이태옥 꽃꽂이 봉사자

최행좌 기자 입력 2014.04.01 09:29 수정 2014.04.01 09:29

16년 전 교회 꽃꽂이 봉사활동으로 시작해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살자'가 좌우명

ⓒ 성주신문
바야흐로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계절 봄이다. 직접 꽃꽂이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눠주는 아름다운 주인공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꽃꽂이 봉사자 이태옥씨. 전문적으로 꽃꽂이를 배운 것은 아니지만 10여년이 넘게 교회에서 꽃꽂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다가오는 사순절을 모티브로 한 꽃꽂이를 만들어 이웃들에게 나눠주기에 여념이 없다. 이에 지난달 26일 이태옥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소소한 삶의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 꽃꽂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16년 전 교회활동을 하면서 꽃꽂이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그전부터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평소에도 꽃을 좋아해 꽃꽂이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교회를 장식하고 꽃향기도 나고 하니 너무 즐겁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서 가까운 관공서를 비롯해 병원, 사무실 등을 돌며 내가 만든 꽃꽂이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꽃꽂이가 예쁘다"고 칭찬을 해줘 내가 감사할 따름이다. 다른 분들한테 꽃꽂이를 전해주고 오면 마음이 행복하다.

■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된 일은?
여러 사회단체에 소속돼 활동하지는 않지만 식당을 하다 보니 주위 어려운 분들께 쌀과 반찬을 나눠주고 있다. 남편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남들 모르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20~30년 전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주위에 어려운 어르신이나 가정이 있으면 가게 운영을 위해 사둔 쌀을 나눠줬다. 10년, 20년이 흐르다 보니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
기억에 남는 일은 우체국을 방문해 꽃꽂이를 나눠주고 온 일이다. 직원들이 꽃꽂이 봉사를 해준 분은 처음이라며 정말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에 난다. 또 한 할머니는 "평생 처음 꽃을 받았다"며 너무 좋아하셔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봉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즐겁다.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또 하고 싶고 내 마음도 즐겁고 이런 게 봉사인거 같다.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꽃이나 소개해주고 싶은 꽃이 있다면?
제일 좋아하는 꽃은 분홍색 장미이다. 장미꽃은 활짝 피면 웃는 모습을 닮아 너무 아름답다. 또 분홍색 장미를 바라보고 있으면 빛을 비추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꽃꽂이에도 장미를 많이 꽂는다. 또 백합 종류를 좋아한다. 백합은 향기가 진해 몇 송이만 있어도 꽃향기가 난다. 이렇게 향기 나는 꽃을 좋아한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 꽃은 예쁘지만 향기가 예전처럼 진하지 않은 꽃들이 많다. 장미나 백합은 꽃향기가 나 언제나 기분이 좋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는지?
꽃꽂이가 취미이고 그만큼 관심이 많다. 새벽 기도를 마치고 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새벽에 버스를 타고 나가 꽃시장에 가서 꽃구경을 하고 있으면 너무 즐겁다. 꽃을 한아름 사가지고 오면 내 마음도 풍성해진 느낌이 든다.
또 독거노인 어르신들이 계시면 대화도 하고 상담도 한다. 집에만 계시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는데 어느 날은 할머니가 교회도 다니시고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뻤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면서 기도하는 일이 습관처럼 됐다. 2년 전 태풍으로 가게가 침수돼 막막해 삶의 의욕도 잃고 우울증도 왔는데 어느 순간 내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기도를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다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가정이 제일 중요하다. 가정이 편안한 다음에야 무슨 일이든 잘 할 수 있다. 가정을 잘 지키면서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혼자서 살아갈 수는 없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삶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다. 내 이웃과 함께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 만약에 새로 태어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다시 태어나도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 남을 도우면 오히려 내가 더 기쁘다. 그 기쁨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꽃꽂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남편이 꽃값이 얼마가 드는 것은 걱정하지 말라며 적극 지원해 줘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자녀가 식당을 하는데 많이 도와주지도 못하는데 항상 꽃꽂이를 하고 뒷정리는 도맡아서 해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자원봉사자들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돌보는 봉사자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즐거움이 다른게 아니고 사랑을 나눠주는 삶이 즐거운 삶이구나'라고 느꼈다. 작은 나눔이 큰 기쁨을 준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진실하게 살자'가 좌우명이다.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지만 진실하게 살면 언젠가 그 복이 되돌아온다. 욕심내지 않고 진실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이태옥님 △1958년 강원도 영월군 출생, 현재 성주읍 거주 △신일교회 권사, 명성반점 운영 등 △남편 하성덕씨와 1남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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