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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수박 생산법을 지역민과 공유하겠습니다" / 유건열 목화농장 대표

최행좌 기자 입력 2014.05.20 16:08 수정 2014.05.23 04:08

씨 없는 수박은 당도·맛·식감이 우수한게 특징
봄 수박, 여름 수박, 김장배추 등 일 년에 삼모작

ⓒ 성주신문
참외와 함께 수박은 여름대표 과일이다. 수박의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서 차별화된 고품질·친환경 수박 등이 전국각지에서 높은 가격에 소비되고 있다. 관내에도 차별화된 수박을 생산하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유건열씨. 유씨는 지난 9일 '씨 없는 수박'으로 한국기록원의 인증을 받아 기네스북에 등재를 앞두고 있다. 이에 지난 12일 유건열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씨 없는 수박을 재배하게 된 계기와 기네스북에 등재하기까지의 소감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씨 없는 수박'이 한국기록원의 인증을 받아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소감은?
30여년간 수박 농사를 지으면서 꼭 이루고자 했던 일이 이뤄져 너무 기쁘다. 3년 전부터 한국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 준비해 왔는데 지난 9일 공식 인증을 받아 기분이 좋다. 우리 농산물 홍보를 위해 주최한 '최고 당도 수박 대한민국 최고기록'에 도전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공식기록으로 인증받았다.
이번 도전을 통해 일반수박보다 씨 없는 수박이 당도, 맛, 식감에 우수한 결과를 받았다. 또한 수박에 들어 있는 빨간색소인 리코펜(lycopene) 함량도 일반수박보다 높았다. 리코펜은 항암 효과뿐만 아니라 노화방지, 심혈관질환 예방 및 혈당저하 효과를 나타낸다.

■ 씨 없는 수박에 대한 소개와 재배하게 된 계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우장춘 박사와 내가 개발한 기술은 재배 차원이 다르다. 우 박사는 염색체 조합(4배체, 2배체)을 통해 3배체 종자로 만들어 씨 없는 수박을 개발했지만 당도가 낮은 것이 단점이었다.
그러나 내가 개발한 씨 없는 수박은 일반수박 종자를 재배과정에서 풀메트(착과제, 일산)를 사용해 생장을 조절, 수박씨를 퇴화시켜 그 영양분을 축적해 맛과 당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씨 없는 수박은 맛과 당도가 일반수박보다 뛰어나고, 먹고 난 후에도 단맛이 입안에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씨를 퇴화시켜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 농사를 지으면서 기억에 남는 일?
수박 하우스 11동(9천900여㎡)을 짓고 있는데 이번 기네스북에 등재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봄 수박을 출하하고 나면 여름 수박, 김장배추 재배까지 일 년에 삼모작을 한다. 지난 1월 15일 정식해 씨 없는 수박을 출하하고 있는데 700여개 수확해 백화점에 납품할 예정이다.
1994년 씨 없는 수박을 상품화해 첫 출시를 시작해 2000년도부터는 일본에 수출을 했다. 일본 수출까지 이어지다보니 판매량이 급증해 내가 가진 노하우를 수박농가에 가르쳐줬다. 똑같이 기술을 가르쳐줘도 내가 생산하는 수박의 당도와 맛을 수확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서 2004년도에 일본 수출을 중단하고 백화점 납품, 직거래를 통해 판매를 하고 있다.
또 전라북도 고창군에 수박시험장이 있는데 2011년 교수, 전문가, 농업인, 관계공무원 등 100여명을 대상으로 2시간 가량 교육을 했었다. 당시 수박시험장에서 "수박을 재배하는데 열과가 나서 재배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 역시 열과가 나지만 일반수박에 비해 그 수가 적은 노하우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 수박농사를 지으면서 힘든 점은?
현재는 농사를 지으면서 힘든 점이 없다. 1980년도에 씨 없는 수박 기술 개발을 위해 당시 미국산 종자(3배체)를 비싸게 사 3년 동안 재배를 했다. 또 그 후에 일본산 종자(3배체)를 사서 3년 동안 재배했는데 6년 동안 수입종자로 수박 농사를 지어도 잘 안 돼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수박이 맛도 없고 단맛이 없어 씨 없는 수박 생산을 포기했다가 1991년부터 국내 수박 종자를 가지고 개발을 다시 시작해 1994년도에 첫 상품으로 출시했다. 그때 당도가 18~19Brix가 나왔다. 지금은 15~18Brix가 나오고 있으며 일반수박의 11~13Brix에 비하면 당도나 뛰어나다.
또한 처음에 씨 없는 수박이 나올 때는 수박 한 개에 10㎏였는데, 요즘은 요구량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19살 때 흡연을 시작해 39살에 금연했다. 20년 동안 흡연을 했다가 금연을 시작하고 몸무게가 10㎏이 늘었다. 2013년 12월부터 금주를 시작해 5개월째가 됐다. 금주를 시작하고 나니 몸무게가 5㎏이 줄어서인지 몸이 가볍다.
'건강은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한다'는 말에 동감한다. 병원을 안 가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데 타고난 체력도 좋은 것 같고, 일하면서 움직이는게 운동이라 생각한다. 또 평소에 시간이 되면 1~2시간 즐거운 춤을 배운다. 일상의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삶의 활력도 느낄 수 있어 좋다.

■ 앞으로의 계획은?
농업인으로서 내가 할 일은 이게 끝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수박이 다 이렇게 씨 없는 수박으로 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앞으로 남은 할 일이다. 그래서 특허를 안 내고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 농업인들이 있으면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다. 특허를 내면 배우려는 농업인들도 없다. 그래서 특허와 관련해서는 현재 계획이 없으며 6개월 후에 생각해 볼 예정이다.
하지만 기술이전에 관해서는 수박 집산지에서 기술이전을 받고 싶어 하는 곳이 있을 거라 전망된다. 기술이전 비용은 차후에 논의해야 될 것이다.

유건열 대표 △1950년 월항면 출생, 선남면 거주 △현 목화농장 대표 △성주군의회 3·4대 의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명예연구원, 한국 박과채소연구회 부회장, 농업경영인 농촌지도자 등 역임 △새농민상 수상, 도지사·국무총리·대통령 표창, 농촌지도자 대상 △어머니, 아내 서태순씨 2남4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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