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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2층에 설치한 사전투표소 “장애인은 불편했다”

최행좌 기자 입력 2014.06.17 09:11 수정 2014.06.17 09:11

국가정보통신망 설치장소
접근성 있는 투표소 필요

6.4지방선거가 끝난 가운데 지난달 30일과 31일 치러진 사전투표 장소가 대부분 2층에 위치해 노약자,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별도의 부재자신고 없이 양일간 전국의 읍·면·동마다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방문해 투표할 수 있었다. 선거당일 투표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감안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돼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사전투표소가 2층에 위치한 데다, 상당수가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장애인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는 무용지물이라는 비평이 제기됐다.

그 결과 제6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전국 56.8%로 제1회 지방선거 68.4%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으나, 성주군의 경우 63.7%의 투표율을 보여 지난 5회 지방선거 67.5%보다 3.8%가 하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투표율이 하락하는 이유는 투표장소가 노약자나 장애인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군은 65세 이상 어르신이 전체 인구 중 약 25%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수도 전체 인구의 약 10%(3천480여명)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투표 편의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투표장소가 2층에 위치하면 몸이 불편한 자는 투표하기가 힘들어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에 따르면 전국 3천506곳 사전투표소 중 사전투표소가 건물 1층에 설치된 곳은 325곳으로 9.27%에 불과하며, 10곳 중 9곳은 사전투표소가 2층에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성주군 역시 10개 읍면사무소 2층에 위치해 단 한 곳도 1층에 설치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주군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사전투표를 1층에서 투표한 유권자는 총 13명(성주읍 4명, 가천면 3명, 금수면 4명, 월항면 2명)에 불과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읍면마다 1층에 임시기표소를 설치해 놓았다. 장소가 협소한 곳은 유권자가 있을 때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전투표시 선거인명부 확인을 위한 국가정보통신망이 설치된 면사무소에 우선적으로 설치했다"며 "전산망 때문에 다른 곳에 투표소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공간이 협소해 1층 민원실로의 이동도 어렵다"고 밝혔다.

김종근 성주군 장애인협회 사무국장은 "2층에 위치해 있어 경사로가 있는 1층 출입구까지는 휠체어로의 접근이 가능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 2층에 마련된 투표소까지는 이동이 불가능했다"며 "앞으로는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투표소를 마련하는 등 신중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사전투표 장소도 선거 당일과 같은 1층에 위치한 곳에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관내에 설치된 사전투표소나 투표소의 경사로 이용에 큰 불편이 없지만 단차가 높은 곳이 있었다"며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면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르신 보행기에 의지한 A씨는 "2층 계단에 올라갈 엄두가 안 난다"며 "투표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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