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기획연재 기획취재

성주군의 버려진 공간 '폐교'의 화려한 부활 ⑤ / #1 100년 폐교가 문화예술 명소로… 일본 '키타노 공방마을' #2 예술과 미식의 공간 일본 아와지시마 '노지마 스코라'

신영숙 기자 입력 2025.10.20 17:54 수정 2025.10.29 11:47

 

전국 각지에서 폐교를 활용한 공간재생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방치된 공간을 공동체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본 기획에서는 이러한 폐교 활용의 선진사례를 통해 지역이 공간을 어떻게 되살리고 있는지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1 지역 폐교현황 및 재생사례
2 창원 지혜의바다 도서관
3 울산 땡땡마을 사례
4 무안 전통문화테마파크 & 함평 나비마을 서울캠핑장
5 일본 고베 키타노 공방마을 & 효고현 노지마 스코라
6 일본 교토아트센터 사례

 


↑↑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 위치한 '키타노 공방마을(北野工房のまち)'
ⓒ 성주신문

 

 

자립적인 운영구조 확립 및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 실현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 위치한 '키타노 공방마을(北野工房のまち)'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탄생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1998년 폐교 이후 방치될 위기에 놓였던 공간은 지역 장인과 창작자, 주민들이 협력해 전통공예, 식문화, 예술체험 등을 결합한 커뮤니티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키타노 공방마을은 고베시가 민간 그룹인 GLION GROUP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으며, 각 점포는 임대 형식으로 운영된다.


ⓒ 성주신문

1층에는 카페·전시 갤러리, 제과점·전통주 판매점 등이, 2층에는 레스토랑, 3층에는 체육관이 자리한다. 주민이 직접 만든 고베 전통술, 수공예품, 수제빵, 과자, 초콜릿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1층을 넓게 차지한 카페와 전시 갤러리는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지역문화의 전승과 현대적 해석을 결합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키타노 공방마을은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성장하며 지역상권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입점 장인 대부분이 고베 지역 출신으로,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 성주신문

이곳의 운영을 맡고 있는 Glion Group의 Masao Hori(사진 오른쪽) 부장은 "지역 맞춤형 폐교 활용의 가장 이상적 사례 중 하나"라며 "키타노 공방마을은 폐교 공간이 단순한 임대 상업시설이 아닌, 지역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한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고베 전통을 담은 제품 및 체험이 늘면서 '우리 동네만의 고유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도 했다.

매년 1~2회씩 주민과 유치원생이 함께하는 운동회 겸 지역축제를 열어 세대 간 교류와 공동체 결속 강화도 도모하고 있다.

이처럼 키타노 공방마을은 폐교가 과거의 유산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문화·경제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과 지역민 참여가 뒷받침된다면, 국내 폐교도 충분히 이와 같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주민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폐교가 방치되지 않고 활기찬 공간으로 변한 게 보기 좋다"며 "방문객이 늘면서 주변 상점 매출과 거리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 성주신문

 

 

주민과의 정서적 공감대
개인 생활상 이익 동시 충족

 

 

보완돼야 할 문제점이던 주차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불만을 빠르게 해소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주말에는 차량 통행이 어려울 때가 있다는 여론이 이어지자 고베시와 GLION GROUP 측은 운동장으로 사용했던 건물 뒤편의 공터를 공용주차장으로 활용해 혼잡 완화 및 수익구조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키타노 공방마을은 주민의 정서적 공감대와 생활상의 이익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지역이 주인이 되는' 폐교 재생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폐교 활용이 단순한 공간 재생을 넘어 지역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는 전략적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장인과 예술가의 입주를 통한 특색 있는 체험 공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설계, 체험 수익과 상점 운영을 기반으로 한 자립적 운영 구조는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써, 국내에서도 벤치마킹할 만한 폐교 재생 선도사례임이 분명해 보인다.

 

 

↑↑ 일본 효고현 아와지시마에 위치한 '노지마 스코라(Nojima Scuola)'
ⓒ 성주신문

 

 

폐교가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지역 농산물로 살아난 학교
공동체 재생의 새로운 모델

 

 

한때 문을 닫았던 시골 학교가, 이제는 음악과 요리, 예술이 살아 숨쉬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일본 효고현의 폐교를 리노베이션한 복합문화시설 '노지마 스코라(Nojima Scuola)'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0년, 일본 효고현의 아와지시마에 위치한 노지마 초등학교가 학생수 감소로 폐교했지만 2년 뒤 이곳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노지마 스코라는 단순한 건축 리모델링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은 공간으로 평가된다. 도시와 멀리 떨어진 산골 마을, 이른바 '깡촌'에 위치한 한적함 덕분에 오히려 새로운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건물 뒤편으로 울창한 산림이 병풍처럼 둘러선 배산임수의 명당에 자리한 아담한 교정은 평화롭고 정겨운 분위기이다. 좁은 아스팔트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다와 나란히 이어진 이곳에는 바람과 파도 소리가 하루를 채운다

'스코라'는 이탈리아어로 '학교'를 뜻하며, 이름처럼 건물 곳곳에는 당시 학교의 흔적이 남아있다. 나무 바닥, 교실 창문, 복도, 체육관 등을 유지하면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점이 특징이다.

노지마 스코라 내에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정통 이탈리아 요리로 명성을 얻고 있는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스코라'를 중심으로, 디저트 카페와 베이커리, 뮤직홀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 성주신문

이곳에서 판매하는 식자재는 대부분 지역농가에서 공급받는다. 제철 해산물, 아와지산 양파, 유기농 채소 등이 대표적이다.

교실은 갤러리와 전시공간으로, 운동장은 가족들이 쉬어가는 야외 라운지로 바뀌었다. 체육관이었던 공간에서는 소규모 음악회와 웨딩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 성주신문

운동장 한편에 위치한 작은 동물원에서는 라마와 조랑말이 멀뚱멀뚱 귀여운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옛 학교의 외관과 구조는 가능한 한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는 현대적으로 단장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완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 성주신문

기자가 방문한 날은 레스토랑에서 일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공사 책임을 맡고 있는 B씨는 "이곳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는 대부분 지역 농산물이고, 공연도 지역 예술인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운영은 일본 인재개발기업 파소나(Pasona)그룹이 맡고 있다. 지역청년 고용과 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연중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지속가능한 지역 재생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학교 정문 앞 텃밭에서 재래식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 C씨(70대) 부부는 "폐교 소식에 한때 마을 분위기가 침체됐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젊은 사람들도 찾아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니 마을이 다시 살아난 듯하다"고 말했다.

노지마 스코라가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주변에는 바다를 마주한 카페와 식당 등 다양한 건물들이 들어서 지역이 다시 활기를띠기 시작했다.

일본은 현재까지 약 7천여 개의 학교가 폐교된 상태이며,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지마 스코라가 위치한 효고현 아와지시마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이다.

이러한 가운데, 노지마 스코라는 지역경제와 관광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단순히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가 직면한 인구감소 및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하나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복원이나 재건을 넘어, 지역성과 공동체성을 살려 활용하는 '재생'의 관점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문화가 어우러진 이곳은,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즐기며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지역의 심장, 살아있는 학교로 다시 뛰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성고·신영숙 기자



저작권자 성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