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 보 용 시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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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한 귀퉁이
여름내 햇살을 받아
붉게 익은 고추가
고개를 숙인다
비바람도 견디고
뜨거운 볕도 견디더니
이제는 농부의 손길에
말없이 제 몸을 내어준다
땅속에서는 땅콩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알이 살을 찌우며
가을을 기다리고 있었다
캐어 올린 땅콩 한 줌
바구니 가득 담긴 고추 한 소쿠리
그것은 단순한 수확이 아니라
한 해의 땀과 기다림이 익은 것이다
해 질 무렵
텃밭을 바라보니
붉은 고추도, 누런 땅콩도
마치 잘 살았다고
농부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심은 씨앗이 열매가 되어
내 손에 돌아오는 날,
그곳이 바로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