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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방송사가 되려고 한다 - 윤장열

이수영 기자 입력 2026.10.20 09:46 수정 2026.10.20 09:46

 

↑↑ 윤 장 열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전공 교수
ⓒ 성주신문

 

더불어민주당이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를 운영한다. 9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하고, 시범 운영을 거쳐 주 5일 정규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민석 대표도 방송이 정착될 때까지 고정 출연한다. 민주당은 이를 단순한 홍보 채널이 아니라 당에서 생산되는 '모든 뉴스의 기본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 역시 민주당TV를 당과 개혁진영의 정무·정책 및 국정홍보의 기조를 전달하는 '공식 미디어'라고 설명했다.

정당이 자신의 정책과 입장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집권여당이 스스로 '뉴스의 기본 플랫폼'과 '공식 미디어'를 표방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다. 더욱이 국정홍보의 기조까지 제시하겠다고 한다면 질문은 보다 근본적이어야 한다. 정부와 집권여당이 직접 방송사가 되는 것이 민주주의에서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본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가 왜 공영방송을 만들어 놓았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물론 공영방송은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국영방송이 아니다. 그래서 공적 재원으로 운영하면서도 정부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을 둔 이유는 권력이 정보의 생산과 편집, 유통을 직접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민주주의의 원칙 때문이다.

그래서 공영방송에는 복잡한 제도적 장치가 존재한다.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두며 편성의 독립을 보장한다. 시청자위원회와 각종 감시·감독 장치도 마련한다. 우리는 공영방송 사장 한 사람을 임명하는 문제를 놓고도 정치권력이 얼마나 개입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논쟁해 왔다. 이는 정부가 방송을 직접 통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권력이 스스로 방송을 만들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지방정부에 이어 집권여당까지 자체적인 방송 채널을 만들어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뉴스와 정치적 의제를 직접 생산한다. 공영방송에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정치권력 자신은 편집권 독립이라는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방송을 운영하는 셈이다.

 

민주당TV의 경우 더욱 주목할 대목이 있다. 민주당은 이 채널을 '콘텐츠 채널'이 아니라 '플랫폼 채널'로 운영하고, 다른 진보·중도 채널들과 연대해 방송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구상까지 내놓았다. 김 대표가 민주당TV를 '교과서', 다른 미디어를 '학습지'에 비유하며 서로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는 민주주의의 공론장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가 숨어 있다. 공론장은 같은 생각을 가진 미디어들이 하나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확산시키는 공간이 아니다. 권력의 주장이 반박되고,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며, 독립적인 언론의 검증을 거치는 공간이다. 정당이 정보를 생산하고 우호적인 미디어가 이를 확산시키며 유튜브 알고리즘이 다시 이용자에게 추천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공론장의 확대가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 유통망의 확대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민주당TV가 "무분별한 알고리즘 추천에 의존하기보다" 공당이 책임 있게 검증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TV가 존재하는 곳은 바로 유튜브다. 민주당이 콘텐츠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것을 누구에게 얼마나 많이 보여줄지는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이 상당 부분 결정한다. 알고리즘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동시에 그 알고리즘을 이용해 정치적 메시지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정부와 국회는 앞으로 유튜브를 비롯한 거대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규제해야 할 주체다. 추천 시스템이 여론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치적 양극화와 허위정보를 어떻게 증폭시키는지 살펴보고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와 집권여당 자신이 유튜브의 조회 수와 구독자,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플랫폼 권력을 규제해야 할 정치권력이 동시에 플랫폼 권력의 적극적인 이용자이자 수혜자가 되는 것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자신의 콘텐츠를 널리 확산시켜 주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알고리즘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고 규제해야 한다. 정치적 이해와 규제자로서의 공적 책임 사이에 긴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민주당TV의 출범을 보며 그래서 묻게 된다. 집권여당이 스스로 '공식 미디어'가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자신을 감시하고 질문할 독립적인 공영미디어를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먼저인가. 정치권력이 자신의 미디어를 갖기 시작하면 다른 정치세력도 같은 길을 걷게 된다. 그 끝에서 우리가 만나게 될 것은 더 풍부한 공론장이 아니라, 권력마다 자기 방송을 갖고 각자의 알고리즘 안에서 지지자에게 방송하는 분절된 민주주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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