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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아지려면 정치가 바뀌어야 - 하승수

이수영 기자 입력 2026.11.03 09:46 수정 2026.11.03 09:46

 

↑↑ 하 승 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변호사
ⓒ 성주신문

 

2028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지금 상황을 보면, 2028년 총선도 정쟁으로 시작해서 정쟁으로 끝날 것 같다. 그리고 많은 후보자들은 거대 양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매달릴 것이다.

거대 양당의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구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공천을 받아야 해볼만한 선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또다시 두 개만 적혀 있는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주의와 정당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다양한 정치 세력이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책의 질'이 좋아진다. 경쟁이 없고, 토론이 없으니 '좋은 정책'이 나올 리 없다. 경쟁이 있어야,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이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일도 줄어든다. 정경 유착이나 부정부패, 이권 개입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면, 정치에서 정책 경쟁이 실종된 느낌이다. 열심히 자료를 조사하고 정책을 연구하는 의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정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열심히 정책 연구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지 않다. 정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의원이 필요할 뿐이다. 물론 그 틈새에서 자기 지역구 관리나 열심히 하는 의원들도 많다.

거대 정당에는 '내가 잘할 필요 없고, 상대방 정당이 잘못하면 다음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그러니 '잘하기 위한 경쟁'이 필요 없다. 상대방을 물어뜯고 상대방의 지지율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식의 정치가 횡행하고 있다.

이런 정치가 '저(低)행복 사회'를 만들었다. 지금 반도체 같은 특정 업종은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인다고 하지만, 대부분 국민의 삶은 평안하지 못하다. 지역을 다니다 보면, '임대'를 내놓은 상가들이 즐비한 곳이 많다. '경기가 너무 안 좋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과도한 가계 부채, 자영업자 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약간 올랐다고 하지만, 여전히 1도 안 되는 상황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이 지속되고 있다. 저출생의 원인은 저행복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저행복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아도 상대방이 잘못하기만 하면 다음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의 구조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하고,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특권을 폐지하고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우선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경쟁할 수 있는 선거제도가 되어야 '상대방의 잘못에 기대는 무사안일 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당이 얻은 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숱한 선거제도를 실행해 봤지만, 다양한 정치 세력이 경쟁할 수 있는 선거제도는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밖에 없다.

또한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 요즘에는 '갑질-생계형 국회의원'들이 점점 많아지는 느낌이다.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배지'가 주는 권력의 맛에 도취되어 있는 의원들이 많은 것이다. 입법과 예산 심의 같은 일이 하고 싶어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앞에서 으스댈 수 있는 '완장'과 지방선거 공천권 같은 것에 관심이 더 많은 것이다. 게다가 1억6천만원이 넘는 연봉에 9명의 보좌진까지 주어지니, 국회의원이 그야말로 '직업'이 되는 것이다.

특권을 폐지하려면 국회의원들의 연봉과 처우를 국회의원들끼리 '셀프 결정'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 또한 국회의원들의 위법과 공직윤리 위반을 제보받고 상시 감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독립적인 '국회 감사위원회' 같은 기구를 설치해서, 이 기구가 국회의원들의 연봉과 처우 등을 결정하고, 상시 감시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국회의원이 될 마음을 먹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 연임 제한도 검토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 농협조합장 등은 연임 제한이 있는데, 국회의원은 아무 제한 없이 연임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처럼 3선까지만 연임할 수 있게 제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헌법 개정 논의 때 이 부분도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바꾸면 될 것 아닌가?

지금과 같은 기득권적이고 무사안일하며 무능한 정치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삶을 위해서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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