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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주식시장 활성화의 빛과 그림자 공평과세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 없다 - 정창수

이수영 기자 입력 2026.06.10 09:14 수정 2026.06.10 09:14

 

↑↑ 정 창 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성주신문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저변이 넓어지고, 코스피는 새로운 고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고배당 기업 육성,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까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도 선명합니다.

이 흐름에 냉소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묻고 싶습니다. 성장의 과실은 누가 가져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의 조세제도는 이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가.

▣배당소득의 민낯 : 1천258만명의 연 4만2천원

나라살림연구소 김진욱 연구원의 「배당소득천분위자료분석」(2026.4.14)은 이 질문에 불편한 답을 내놓습니다.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배당소득 하위 70%, 약 1천258만명의 1인당 연간 배당소득은 고작 4만2천원입니다.

반면 상위 0.1%, 약 1만7천명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7억9천500만원에 달했고, 이들이 가져간 배당소득은 전체의 46%에 이릅니다.

이 숫자들은 일시적 현상이 아닙니다. 2014년에도 상위 0.1%의 배당소득 비중은 47.5%였습니다. 10년 동안 주식시장이 2.4배 성장하는 동안 배당소득 불평등 구조는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더 오래된 데이터도 같은 그림을 그립니다. 2019년 기준 금융소득 상위 1%가 전체 배당소득의 70%를 독식했습니다.

오히려 금융소득이 높을수록 실효세율은 낮아지는 역진적 구조가 드러난 바 있습니다. 자본시장이 성장할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구조, 그것이 현재 우리 금융소득 과세체계의 민낯입니다.

▣금투세 폐지, 그리고 분리과세 도입 : 정부 논리의 허와 실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자본시장 활성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수단으로 제시해왔습니다.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이 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이며, 세 부담을 낮춰야 배당이 늘고 투자자가 유입된다는 논리입니다. 이 주장을 전부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이 논리의 핵심 전제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선, 금투세 과세 대상은 연간 금융투자소득 5천만 원 이상인 상위 0.9%에 불과합니다. 즉, 금투세 폐지의 실질적 수혜자는 대다수 개미투자자가 아니라 소수의 고액 투자자입니다.

또한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주식 양도소득에 과세하고 있다는 사실은, '과세가 시장 침체를 부른다'는 주장이 국제적 근거를 갖지 못함을 방증합니다.

2025년 국회를 통과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고배당 상장기업 배당소득에 대해 2천만원 이하 14%, 2천만~3억원 20%, 3억~50억원 25%, 50억원 초과 30%의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이 제도는 기존 최고 45%와 비교하면 사실상 고액 배당소득자를 위한 대폭 감세입니다.

참여연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상위 0.1%를 위한 부자 감세이며, 이로 인한 배당 증대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명백히 비판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현행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합니다. 배당소득과 자본이득 간 과세 중립성이 결여되어 있고, 각종 조세우대 제도가 혼재하면서 과세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도 개선은 필요합니다.

다만 그 방향이 '감세와 특혜'가 아니라 '합리화와 형평성 제고'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세체계
시장이 성숙해지면 제도도 함께 성숙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논의 흐름을 보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은 계속 확대되는 반면 공평과세를 위한 제도 개선은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2020년 여야 합의로 도입된 금투세는 두 차례 유예 끝에 2025년 결국 폐지됐고, 그 자리에 분리과세라는 새로운 감세 제도가 들어섰습니다. 이런 식의 '활성화' 논리가 반복된다면 조세 정책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집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은, 자본소득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하위 70% 투자자가 연 4만2천원을 받는 구조에서 고액 배당소득자만 실질 세율이 낮아지는 제도는 '시장 활성화'가 아니라 불평등의 제도화입니다. 진정한 자본시장 활성화는 더 많은 국민이 그 성장의 혜택을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복지·교육·인프라 투자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공평과세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은 없습니다. 자본시장이 커질수록, 자본소득에 대한 정상적인 과세체계로의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지금이 그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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